수금지화목토천해명. 20대 후반에 접어드신 분들은 어렸을 때 다들 태양계 행성을 이렇게 외운 기억이 있을 텐데요, 돌연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의 자리에서 퇴출되어 버립니다. 명왕성은 언제, 왜 갑자기 그 지위를 박탈당하고 쫓겨나게 되었는 명왕성의 발견부터 행성 지위 박탈까지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1. 명왕성의 발견
1781년 3월 13일에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에 의해 태양계의 7번째 행성인 천왕성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발견 당시 천왕성은 다른 행성들과는 다른 궤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천체의 중력이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필요했습니다. 이 가설에 따라 천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성의 위치를 예측한 뒤,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Johann Galle)에 의해 8번째 행성인 해왕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왕성이 천왕성의 궤도 예측에 상당히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정한 오차와 불확실성이 존재했습니다. 미국의 천문학자 로웰(Percival Lowell)은 천왕성과 해왕성에 궤도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행성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으나 1930년 2월 18일, 그의 제자인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에 의해 아리조나의 로웰 천문대에서 명왕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은 천체는 태양 주변을 조용히 돌고 있었고, 다른 행성과는 조금 다른 궤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명왕성의 발견은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태양계의 제 9번째 행성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 명왕성의 지위 논란 – 카론과 에리스의 발견
1978년에 제임스 크리스티(James Christy)와 로버트 해링턴(Robert Harrington)에 의해 명왕성을 관측하던 중 명왕성의 위성 ‘카론‘이 발견됩니다. 카론의 발견은 명왕성의 행성 지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카론은 명왕성과의 크기 차이가 작고, 서로를 중력으로 결속하여 공전하는 이중행성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명왕성과 카론은 더 이상 독립적인 개별 천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중행성으로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단일행성의 정의와 기준에 대해서도 새로운 의문을 남기게 됩니다.
위성 카론 이외에도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발견이 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 관측 기술의 발달로 카이퍼 벨트(태양계의 주요 행성들의 궤도 밖에 위치한 영역)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명왕성과 비슷한 부피의 천체들이 발견되며 명왕성의 행성 지위에 관한 의문은 또다시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러던 중 2005년 미국의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과 그의 팀에 의해 천체 ‘에리스‘가 발견됩니다. 에리스의 질량은 명왕성의 질량보다 약 1.27배 정도 클것으로 예상되었고, 반지름도 거의 비슷하여 부피 역시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에리스와 명왕성의 크기와 질량이 유사하다는 사실은 에리스에게 10번째 행성이라는 별명을 주기도 했지만 태양계의 외곽 지역에서 더 많은 대형 천체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둘을 모두 행성으로 분류할지에 대한 논쟁이 커지게 됩니다.
3. 명왕성의 지위 박탈
명왕성의 행성 지위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제천문연맹(IAU)은 행성의 정의를 새롭게 수립하게 됩니다.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IAU는 행성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1.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궤도를 갖는다.
2. 충분한 질량을 가져 자체의 중력으로 구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3. 주변 영역을 청소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3번에서 주변 영역을 청소한다는 것은 중력으로서 주변 궤도에 대한 통제력을 의미합니다. 즉, 궤도 주변에 다른 아주 작은 천체들을 흡착 또는 위성으로의 포착하는 능력이 있고, 주변에 다른 큰 천체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명왕성과 에리스의 경우 1,2번의 조건은 만족했지만 3번 조건과 같이 주변에 궤도를 통제한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2006년 8월 24일, 명왕성은 공식적으로 태양계의 행성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후 왜행성(dwarf planet, 또는 왜소 행성)이라는 새로운 천체 분류 기준이 만들어지고 명왕성과 에리스는 왜행성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명왕성이 태양계의 일부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명왕성은 여전히 우리 태양계의 가족이고 특별한 위치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천체입니다. 아쉬움에 슬퍼하기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아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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